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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 옛 사람과 나누는 술 한 잔
저자 / 역자 : 신정일
발 행 일 자 : 한얼미디어 (2007-04-20)
도 서 사 양 : 신국판변형 / 정가 : 13,000원
 
  풍류(風流)를 주제로 옛 사람들의 글을 모았다. 풍류는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고 맛과 멋과 운치, 그리고 글과 음악과 술 등 여유롭고 즐겁고 아름답게 노는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옛 선인들은 풍류를 통하여 사람을 사귀었고 심신을 단련하였다.
자유롭게 놀 줄 알았고, 술과 여자에 대한 낭만적 풍경이 살아 있었으며,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도 지혜를 담을 줄 알았던 옛 사람들. 그들은 연꽃이 필 때 내는 소리를 듣기 위해 새벽에 모여서 배를 띄우고, 눈과 달이 소복한 매화나무 밑에서 눈을 쓸고 앉아 거문고를 탔으며, 만개한 국화를 손님이라 칭하며 꽃과 술을 나눌 줄 알았다. 그뿐인가. 달밤이면 술을 가지고 소를 타고서 산수 사이에 놀 줄 알았으며, 아름다운 여인에게 수작(?)을 걸 때도 운치가 있었고 그 수작을 받은 여인 역시 재치가 있었다. 아래는 수작을 걸려고 보낸 시(미인에게 보내는 시, 본문 180쪽).

마음은 붉게 화장한 미인을 쫓아가고 心逐紅粧去
몸은 부질없이 홀로 문을 기대고 서 있네 身空獨倚門

그러자 그 여인은 바로 다음과 같은 답신을 보낸다.

수레 무거워졌다고 나귀가 화를 내니 驢嗔車載重
그것은 한 사람의 마음이 더 실린 까닭일세 添却一人魂

우리나라 대표적인 답사가 중의 한 사람인 저자가 옛글에서 가려 뽑은 ‘옛 사람들의 잘 놀고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통해 우리는 오늘을 사는 지혜를 일깨울 수 있다. 권력과 재물과 속도만이 중시되는 현실에서 마음의 평안과 느림의 미학을 통해 삶의 본질을 되짚어 볼 수 있다.
 
 
  1장 나는 얼마나 한가한가 |자유롭게 노는 법
2장 천리를 가야 하는데 | 세상 살아가는 이치
3장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오느니 | 술 마시는 법
4장 임의 옷 벗는 소리 |옛 사람들의 성과 사랑 그리고 우정
5장 천하에는 버릴 물건이 없고 버릴 재주도 없다 |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삶
6장 논어 병풍에 한서 이불 | 글, 책, 마음 이야기
 
 
 

문화사학자인 신정일은 현재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모임’ 대표, 황토현문화연구소장, 전라세시풍속보존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묻혀 있는 지역 문화를 발굴하고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다시 쓰는 택리지》《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신정일의 한강 역사문화탐사》《신정일의 낙동강 역사문화탐사》《울고 싶지? 그래 울고 싶다》《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그곳에 자꾸만 가고 싶다 》등 다수가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세 가지 즐거움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람의 삶에는 유익한 즐거움이 셋이 있고 해로운 즐거움이 셋이 있다. 예악(禮樂)을 조절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착한 행실을 칭찬하는 것을 좋아하며, 어진 벗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일이 유익한 즐거움이다. 해로운 즐거움이란 교만과 향락을 즐기고, 안일한 생활을 즐기며, 유흥을 즐기는 것이다.

맹자는 ‘가정의 즐거움, 사람으로서 수양의 즐거움, 일(교육)을 하는 즐거움’을 세 가지 즐거움으로 보았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장가인 신흠은 다음과 같은 즐거움을 말한다.

문을 닫고 마음에 맞는 책을 읽는 것, 문을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이하는 것, 문을 나서서 마음에 맞는 경계(景溪)를 찾아가는 것, 이 세 가지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 42쪽에서


속담에 이르기를 “여자가 가장 예쁘고 좋게 보이는 때는 세 가지 위(三上)와 세 가지 아래(三下)에 있을 때”라고 했다. 세 가지 위는 누각 위, 담 위, 말 위이고, 세 가지 아래는 발(簾) 아래, 촛불 아래, 달빛 아래이다. 이 세 가지 위와 아래에 있을 때 여자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_ 이수광, 《지봉유설》

지금도 누각에 서서 흐르는 강물을 그윽하게 바라보거나 담 너머로 보이는 여인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말을 탄 여인의 모습은 당당함과 애잔함 등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서려 있다. “언뜻 보이는 젖가슴 같은”이라는 시 구절처럼 보일 듯 말 듯한 주렴 사이로 보이는 여인의 얼굴도 얼굴이지만 가물가물하는 촛불 아래나 긴 그림자 드리운 달빛 아래에서 여인이 기다리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표현한 옛 사람과 현대인의 생각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 179쪽에서
 
 
 

문화사학자 신정일이 안내하는
옛 사람들의 잘 놀고 잘 먹고 잘 사는 법


우리나라 대표적인 답사가이자 문화사학자 중의 한 사람인 신정일이 풍류(風流)를 주제로 옛 사람들의 글을 모았다. 풍류는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고 맛과 멋과 운치, 그리고 글과 음악과 술 등 여유롭고 즐겁고 아름답게 노는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옛 선인들은 풍류를 통하여 사람을 사귀었고 심신을 단련하였다. 저자에게 있어 풍류란 “옛 사람들의 잘 놀고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다.

신정일은 우리나라의 옛길과 산과 강, 즉 영남대로와 호남대로, 한강과 낙동강 등 8대 강, 400여 산을 두 발로 걸은 사람이다. 그 육체적 걸음걸이에 걸맞게 이번엔 왕성한 ‘정신의 고고학’을 보여준다. 그는 1만여 권의 책을 소장한 장서가이자 애독가답게 꾸준한 고전읽기와 매일 아침 글쓰기를 한다. 그 결실로 《풍류, 옛 사람과 나누는 술 한 잔》을 엮게 된 것이다.


멋스럽게 놀 줄 알았던 옛 사람들
멋스러움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슬픈 초상화


멋스럽게 놀 줄 알았던 옛 사람들에 비해 우리 현대인들은 그런 멋을 잃어버렸다. 자유롭게 놀 줄 알았고, 술과 여자에 대한 낭만적 풍경이 살아 있었으며,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도 지혜를 담을 줄 알았던 옛 사람들. 그들은 연꽃이 필 때 내는 소리를 듣기 위해 새벽에 모여서 배를 띄우고(정약용의 죽란시사와 청개화성, 본문 15쪽), 눈과 달이 소복한 매화나무 밑에서 눈을 쓸고 앉아 거문고를 탔으며(성현의 거문고 소리, 본문 75쪽), 만개한 국화를 손님이라 칭하며 꽃과 술을 나누기도 했다(신용개와 국화 손님, 본문133쪽). 그뿐인가. 달밤이면 술을 가지고 소를 타고서 산수 사이에 놀 줄 알았으며(양촌 권근의 기우설, 본문 73쪽), 아름다운 여인에게 수작(?)을 걸 때도 운치가 있었고 그 수작을 받은 여인 역시 재치가 있었다(미인에게 보내는 시, 본문 180쪽). 아래는 수작을 걸려고 보낸 시.

마음은 붉게 화장한 미인을 쫓아가고 心逐紅粧去
몸은 부질없이 홀로 문을 기대고 서 있네 身空獨倚門

그러자 그 여인은 바로 다음과 같은 답신을 보낸다.

수레 무거워졌다고 나귀가 화를 내니 驢嗔車載重
그것은 한 사람의 마음이 더 실린 까닭일세 添却一人魂

공자는 “예에서 노닌다遊於藝”라는 말을 했고 두보는 <영회고적咏懷古迹>이란 시에서 “흔들리며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송옥宋玉의 깊은 슬픔을 헤아릴 수 있나니, 그 풍류스럽고 유아함은 나의 스승일지니”라고 읊었다. 그와 같이 우리 옛 선인들의 은은하면서도 격조 있는 풍류를 오늘에 되살린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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