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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개
저자 / 역자 : 캐롤린 파크허스트 지음 | 공경희 옮김
발 행 일 자 : 한스미디어 (2006-08-28)
도 서 사 양 : 135*195 | 352쪽 | 양장 / 정가 : 10,000원
 
  아내가 떠났다. 내 곁에는 그녀가 키우던 개, 로렐라이만 남았다.
"왜 소중한 것은 사라진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것일까?"


"바벨의 개"는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런 사고로 떠나보낸 한 남자가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개에게 말을 가르친다'는 다소 독특한 설정을 내세워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만드는 '사랑'의 놀라운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감정의 풍경들을 '언어'와 '기억'이라는 장치에 의지하여 다양한 상징과 기교로 맵시 있게 그려낸 감동적인 작품이다.
 
 
 

지은이: 캐롤린 파크허스트 Carolyn Parkhurst
1971년 미국 뉴햄프셔 주의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웨슬리안 대학을 졸업한 후, 아메리칸 대학에서 문예 창작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잡지나 신문에 단편을 기고하면서 재능을 인정받다가 로 장편 데뷔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작으로는 가 있다. 현재 남편과 두 아이들과 함께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옮긴이: 공경희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 작가로 활동중이다. 성균관대 테솔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서울여대 영문과 대학원에서 강의 중이다. 옮긴 책으로 <시간의 모래밭>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호밀밭의 파수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파이 이야기>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우리는 사랑일까> 등이 있다.

 
 
  내가 도달한 결론은, 모든 개들은 목격자라는 것이다. 개들은 우리의 가장 사적인 순간에 언제나 함께 한다. 우리가 혼자라고 생각할 때도 개들은 같이 있다. 개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개들은 심지어 대통령의 무릎에도 앉는다. 사랑과 폭력 행위, 입씨름과 싸움을 지켜본다. 아이들의 은밀한 장난도 본다. 그들이 본 것을 죄다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다면, 그들과 함께 했던 삶의 빈틈이 메워질 텐데. 뭔가 시도해 보는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18~19p.)

다른 사람의 심장이나 간,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음식이나 좋아하는 색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치 장기에 옛 기억이 담겨 있어서, 새 주인의 몸속에서 과거가 들어갈 자리를 찾는 것 같다나. 바로 내가 내 몸 안에 렉시를 그런 식으로 담고 있었다. 그녀가 내 안에 자리 잡은 후, 나는 그녀의 스타일로 보고 듣고 맛보게 되었다. 해서 지금은 전에 봤던 세상과 지금 보는 세상을 구분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렉시를 알기 전에 공기가 어떤 맛이었는지, 밤에 길을 걸을 때 도시에서 어떤 냄새가 났었는지 모르겠다. (63~64p.)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 난 마흔세 살이다. 앞으로 40년쯤 더 살겠지. 그 세월 동안 뭘 하며 지내야 할까? 렉시 없이 그 세월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내 인생사를 얘기할 때마다 그녀가 멈춘 지점에 줄 하나가 그어져 있겠지. 세월이 흘러 주름지고 흐려지고 부드러워진 줄이 그어져 있겠지. 내가 복권에 당첨되어도, 아이 아버지가 되어도, 다리를 잃더라도, 그녀는 그런 나를 더 이상 모르겠지. (141p.)

매일 얼굴을 보게 되면 왜 그런 일들이 당연해지는 걸까? 그녀의 벗은 몸을 보기만 해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순간이 있었다. 그녀를 보기만 해도 흥분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때가 있었다. 등 뒤에서 그녀의 가슴을 손으로 감싼 지 얼마나 되었을까? 샤워를 하고 나오는 그녀가 아무렇지 않아진지는 얼마나 됐을까? 그녀를 보면 늘 요동치듯 노래하던 내 몸이었는데. 그렇다고 전보다 부부 생활이 뜸해진 것은 아니었다. 물론 초기의 격렬했던 때 같지는 않았다. 첫 해의 열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제 섹스가 일상에서 최우선은 아니었다. 렉시는 그걸 알아차렸을까? 이제는 내가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꼈을까? 버림받은 기분이었을까? 그녀를 향한 내 욕망은 마치 배경처럼 뒤에 자리한, 생활의 중심이 아닌 장식처럼 되어버린 걸까? 하느님, 맙소사. (285p.)
 
 
 

<줄거리>

어느 날 자신의 집 뒷마당에 있던 사과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렉시. 사랑하는 아내 렉시를 잃은 언어학 교수 폴은 단순사고사라고 단정하는 경찰의 말에 납득하지 못한다. 사고 당시 집에서 유일하게 현장을 목격한 애견 로렐라이에게 마지막 기대를 거는 폴. 그는 마침내 아내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로렐라이에게 말을 가르치기로 결심한다. 폴은 개에게 말을 가르치기 위해 과거의 기록과 관련 문서들을 뒤지며 연구에 몰두하는 한편, 아내와의 행복했던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생활 동안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돌이켜 보는데.......

<현지 서평>

* 매혹적인 미지의 소설 "바벨의 개"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순수하고 기품 있는 감동에 도달하게 만든다. - New York Times
* 사별의 슬픔에 대한 가슴저미는 묘사로 마음을 사로잡는 미스터리 러브 스토리- Time Out New York
* 우아하고 독창적이며, 신선하고 매력적인 내용으로 독자를 감동시킨다. - Boston Globe
* 굉장하다. 작가는 사랑했던 두 연인의 행로를 되짚으며, 참사랑의 모습을 고요하게 속삭인다. - Washington Post
* 압도적인 감정의 흔들림으로 몰아가는 소설 - US News & World Report

개에게 말을 가르친다고?
언뜻 듣기에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을 묵묵히 실행에 옮기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폴’. 모 대학의 잘 나가는 언어학과 교수였던 그는 지난 가을 사랑하는 아내 렉시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채 몇 개월째 자신의 집에서 은둔하고 있다. 아내가 죽은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폴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아내가 죽기 전 날 집 안에 남기고 간 어떤 흔적들에 의심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그는 아내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인 애완견 로렐라이에게 말을 가르칠 결심을 하게 된다. 혹시 아내의 죽음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의 정신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주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자로서의 명예마저 돌보지 않은 채 외로운 연구를 시작한다. 먼저 그는 과거에 개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시도했던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연구의 실마리를 찾는다. 폴은 로렐라이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한편 렉시와의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실연의 아픔을 조금씩 달랜다. 그녀와의 우연한 첫 만남, 일주일 간의 첫 데이트,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은 축복이었고,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녀가 은밀하게 숨겨놓은 단서들을 하나씩 찾아내면서 그는 마침내 진실을 깨닫게 된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의 주목할 만한 데뷔작
2003년 발표된 캐롤린 파크허스트의 데뷔작 <바벨의 개>는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한 남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 2003년을 빛낸 작품으로 호평하였으며, ‘이 달의 북 클럽’ 도서로 선정되어 많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에스콰이어’에서는 2003년의 기대주 가운데 한 명으로 작가 캐롤린 파크허스트를 꼽았으며, ‘북 매거진’ 역시 올해 주목해야 할 10명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하였다. <바벨의 개>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과 작품의 완성도에 주목한 할리우드에서도 영화 판권을 사들여 현재 2007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을 준비 중이다.

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우리는 사랑하는 상대를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완벽하게 안다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도 그런 사실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 더 잘 알기 위해 대화할 수밖에 없다. 개는 늘 곁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비록 우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더라도. 작가는 <바벨의 개>라는 작품을 통해 사랑하는 사이이면서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인간과 개 사이의 관계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에게 말을 가르치려는 남자의 안타까운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현실이다. 사랑이란 도대체 어떤 감정일까? 작가는 한 남자의 뒤늦은 고백을 들려주며 우리에게 사랑에 휩싸인 사람들이 겪는 비밀스러운 순간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만드는 ‘사랑’의 놀라운 힘과 각자의 마음속에 숨겨진 욕망과의 갈등, 자신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려는 이기적인 부끄러운 모습이 주인공의 독백으로 조심스럽게 드러난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감정의 풍경들은 주인공들의 ‘언어’와 ‘기억’이라는 장치에 의해 되풀이되며 말해진다. 아내 렉시의 비밀은 남편 폴이 기억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재구성되어, 그녀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진정한 실체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다. 작가는 감당하기 힘든 실연의 고통에 빠진 주인공이 과거의 사랑을 되새기면서 스스로를 구원해내는 과정을 ‘가면’이나 ‘퍼즐’, ‘전설’이나 ‘민담’ 같은 다양한 상징과 섬세한 기교들을 동원하여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으로 완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귀를 기울이면 그 마음이 전해진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인 순간, 우리는 치유되는 것이다.
(일본 평론가 리뷰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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