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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밀리앙 헬러
저자 / 역자 : 앙리 코뱅 저 | 성귀수 역
발 행 일 자 : 한스미디어 (2016-05-03)
도 서 사 양 : / 정가 : 12,500원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는 『막시밀리앙 헬러』를 표절했는가?
『주홍색 연구』보다 16년 앞서 발표된 『막시밀리앙 헬러』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엔 닮은 점이 너무 많다!

“훤칠한 키에 마른 체형의 은둔형 천재, 사실적 단서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그에 철저하게 입각한 비상한 추리력, 화학과 범죄학에 관한 전문지식, 변장술의 달인, 인간 혐오와 염세관이 결합된 냉소적 취향, 열광과 침잠이 반복되는 조울 증상과 신경질적 카리스마가 혼재하는 복잡한 퍼스낼리티, 약물을 통한 인위적인 자극에 탐닉하는 악습, 화자(narrator) 역할을 하는 의사 친구, 신출귀몰한 범죄자와의 서로를 인정하는 라이벌 관계, 최종적인 사건 해결의 공적을 경찰에 넘기고 자신은 뒤로 물러나 유유자적하는 스타일…….”

위의 묘사들을 통해 단연코 추리문학의 대표 아이콘 셜록 홈스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독자들은 이제 두 번 놀랄 각오를 해야 한다. 첫째, 그는 셜록 홈스가 아니라는 점. 둘째, 그는 셜록 홈스보다 무려 16년 앞서(『막시밀리앙 헬러』가 출간된 건 1871년, ‘셜록 홈스’는 1887년 12월 《비튼즈 크리스마스 연보》에 실린 「주홍색 연구」를 통해 추리문학계에 데뷔했다) 이미 그러한 탐정의 매력적인 전형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사실이다!

『막시밀리앙 헬러』는 프랑스 작가 앙리 코뱅(Henry Cauvain, 1847~1899)이 24세의 나이에 처음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추리문학의 밤하늘을 혜성처럼 가르고 지나갔다’라는 표현이 그 이상 잘 어울릴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에워싼 아우라는 강렬하고 신비스럽다. 인물의 심리묘사라든가 굴곡진 사연의 나열 같은, 이른바 ‘드라마’를 일절 배제하고 오직 사건의 빠른 전개만을 파고든 작품 구조는 19세기 장편소설로는 쉽게 착안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결말 단계에 이르러 탐정이 모든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곳곳에 복선과 단서들을 심어두고 독자가 직접 추리해나가게끔 유도하는 방식 또한 당시로선 대단히 참신한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놀라운 걸작에 대한 대중적 호응을 뒤로 한 채 14년이 지나 그와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의 작품 「피투성이 손(La Main sanglante)」(1885)을 발표한다. 이로써 그가 생전에 발표한 추리소설은 단 두 편에 그치지만 앙리 코뱅이라는 이름, 특히 『막시밀리앙 헬러』는 추리문학사상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과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 사이에 맥을 잇는 ―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에 해당하는 ― 매우 중요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해설(성귀수)

제1부
제2부
에필로그
 
 
 

저자 : 앙리 코뱅
앙리 코뱅은 프랑스 추리문학 역사의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파리고등법원 유명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나 공적인 분위기에 익숙한 성장시절을 보냈고, 그 자신 또한 경제부처 고위 공무원을 지내면서 작가로도 활동했다. 1871년 그의 나이 24세 때 발표한 처녀작 『막시밀리앙 헬러』는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현대적인 스타일을 갖춘 추리소설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그보다 16년이 지나 발표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와 비교되면서, 그 영감의 유사성으로 인해 무수한 해석을 낳는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추리문학 연구가들에게 『막시밀리앙 헬러』는,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으로 시작되어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에 이르는 19세기 추리문학의 진화단계에서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추리소설말고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긴 앙리 코뱅은 이 한 작품을 통해 추리문학 역사에서 단연 선구자적인 작가로 대접받고 있다.

역자 : 성귀수
시인, 번역가. 연세대학교 불문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 [내면일기] 『숭고한 노이로제』를 펴냈다. 디누아르 신부의 『침묵의 기술』,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왜냐고 묻지 않는 삶』, 아폴리네르의 『내 사랑의 그림자(루에게 바치는 시)』, 래그나 레드비어드의 『힘이 정의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 장 퇼레의 『자살가게』,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전20권), 수베스트르와 알랭의 『팡토마스』(전5권),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공역, 전19권), 크리스티앙 자크의 『모차르트』(전4권), 조르주 바타유의 『불가능』 등 백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4년부터 사드 전집(제1권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을 기획, 번역해오고 있다

 
 
  그 바로 다음 주, 나는 ― 막시밀리앙 헬러 씨가 상당히 불쾌하고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기인이라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 딱히 내기치 않는 방문이었지만, 친구의 특별한 청을 생각해서 나의 새로운 환자를 찾아갔다. 그는 생로크 언덕의 얽히고설킨 거리들 중 한곳에 살고 있었다. 그가 거주하는 집 건물은 정면에 창문이 둘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협소했지만, 대신 엄청 높았다. 전체가 5층으로 이루어지고 그 위에 두 개의 다락방이 얹혀 있는 구조였다.
--- p.20

“아! 당신이 그 의사시군.” 그는 내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말씀은 많이 들었소. 좀 앉으시오. 그나저나 권해드릴 의자나 있을지…… 아, 그렇군! 저쪽 구석에 의자 하나가 남아 있을 거요.” 나는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의자를 가져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쥘, 그 친구도 참! 지난번에 왔을 때 나를 완전히 환자 취급하더니만, 아예 자기 주치의를 보내주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겠소…… 당신이 바로 그 주치의 맞죠?”
--- p.23

“그러니까 결국 나의 정신 상태를 말하는 거요?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오? 하긴 틀린 생각도 아니지. 나로 말하자면 두뇌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두뇌가 곧 전부인 사람이니까. 끝없는 비등점(沸騰點) 그 자체란 말이외다! 나를 집어삼키는 불이 한시도 나를 쉴 수 없게 만들고 있어요. 이놈의 지긋지긋한 사고(思考)! 아! 선생, 그건 나를 끝없이 갉아먹는 독수리와도 같소!”
“왜 그런 혹독한 멍에에서 벗어날 생각을 안 하는 겁니까? 정신을 좀 쉬게 해주면서 이런저런 기분전환이라도 시도해야할 것 아닙니까?”
--- p.25

“내가 탐구하는 것은 딱 하나요. 사실 그 자체! 내 손이 적나라한 사실들을 움켜쥐는 바로 그 순간, 얼추 괴이하게만 보일 이 황당한 문제들 속에서 당신은 태양보다 더 눈부시게 빛나는 진실을 목격하게 될 겁니다. (……) 진실은 바로 저 문 뒤에 있습니다! 내가 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날, 그 전모가 밝혀지겠죠.”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는 『막시밀리앙 헬러』를 표절했는가?
『주홍색 연구』보다 16년 앞서 발표된 『막시밀리앙 헬러』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엔 닮은 점이 너무 많다!

“훤칠한 키에 마른 체형의 은둔형 천재, 사실적 단서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그에 철저하게 입각한 비상한 추리력, 화학과 범죄학에 관한 전문지식, 변장술의 달인, 인간 혐오와 염세관이 결합된 냉소적 취향, 열광과 침잠이 반복되는 조울 증상과 신경질적 카리스마가 혼재하는 복잡한 퍼스낼리티, 약물을 통한 인위적인 자극에 탐닉하는 악습, 화자(narrator) 역할을 하는 의사 친구, 신출귀몰한 범죄자와의 서로를 인정하는 라이벌 관계, 최종적인 사건 해결의 공적을 경찰에 넘기고 자신은 뒤로 물러나 유유자적하는 스타일…….”

위의 묘사들을 통해 단연코 추리문학의 대표 아이콘 셜록 홈스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독자들은 이제 두 번 놀랄 각오를 해야 한다. 첫째, 그는 셜록 홈스가 아니라는 점. 둘째, 그는 셜록 홈스보다 무려 16년 앞서(『막시밀리앙 헬러』가 출간된 건 1871년, ‘셜록 홈스’는 1887년 12월 《비튼즈 크리스마스 연보》에 실린 「주홍색 연구」를 통해 추리문학계에 데뷔했다) 이미 그러한 탐정의 매력적인 전형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사실이다!

『막시밀리앙 헬러』는 프랑스 작가 앙리 코뱅(Henry Cauvain, 1847~1899)이 24세의 나이에 처음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추리문학의 밤하늘을 혜성처럼 가르고 지나갔다’라는 표현이 그 이상 잘 어울릴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에워싼 아우라는 강렬하고 신비스럽다. 인물의 심리묘사라든가 굴곡진 사연의 나열 같은, 이른바 ‘드라마’를 일절 배제하고 오직 사건의 빠른 전개만을 파고든 작품 구조는 19세기 장편소설로는 쉽게 착안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결말 단계에 이르러 탐정이 모든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곳곳에 복선과 단서들을 심어두고 독자가 직접 추리해나가게끔 유도하는 방식 또한 당시로선 대단히 참신한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놀라운 걸작에 대한 대중적 호응을 뒤로 한 채 14년이 지나 그와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의 작품 「피투성이 손(La Main sanglante)」(1885)을 발표한다. 이로써 그가 생전에 발표한 추리소설은 단 두 편에 그치지만 앙리 코뱅이라는 이름, 특히 『막시밀리앙 헬러』는 추리문학사상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과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 사이에 맥을 잇는 ―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에 해당하는 ― 매우 중요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문제작 중의 문제작, 『막시밀리앙 헬러』

‘문제작’이라는 꼬리표는 감히 말해 ‘셜록 홈스 표절 논란’과 연관되어 있다. 셜록 홈스처럼 탐정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저명인사’에게 표절 시비야 일상일 수 있겠으나, 누군가가 셜록 홈스를 표절한 것이 아니라 셜록 홈스가 누군가의 표절일 수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미셸 르브룅이 1970년대에 들어와 최초로 그런 개연성을 거론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논란의 불씨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미셸 르브룅은 『추리소설의 연금술사들』(1974) 등에서 줄기차게 그 가능성을 언급했다). 요컨대 16년의 시차를 두고 파리와 런던에서 제각기 등장한 두 명의 아마추어 탐정이 시공을 초월하는 닮은꼴을 보인다는 점인데, 우연한 영감의 일치로 보기에는 그 닮은 점들이 너무나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차원이라는 게 논란의 골자다.

당대 경제부처 고위 공무원이자 작가 지망생이던 앙리 코뱅의 처녀작 『막시밀리앙 헬러』가 발표된 해는 1871년, 의사이자 작가였던 코난 도일이 셜록 홈스의 첫 작품 『주홍색 연구』를 발표한 해는 그보다 16년이 더 지난 1887년인 것이다. 단순한 시차 문제를 넘어, 프랑스어에 능통한 코난 도일이 에밀 가보리오를 탐독하고 작품 속에서도 경의를 표할 만큼 프랑스 문학에 경도되어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때 파리에 머물러 살기도 한 코난 도일은 『막시밀리앙 헬러』가 발표된 1871년 열두 살이었기에, 당시 큰 각광을 받던 문제의 작품을 직접 읽었을 개연성이 높다. 꼭 그 당시가 아니라도, 1871년 발표 직후부터 3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구가해, 1875년에 제2판, 1889년에 제3판, 1897년에 제4판, 1907년에 제5판을 거듭해온 이 작품을 코난 도일이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논의는 주로 프랑스 쪽 추리소설 연구가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프랑시스 라카생은 2005년 『첫 번째 수사 : 추리소설 1세기(Premieres enquetes : Un siecle de romans policiers)』라는 책의 서문에서 “논란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못박았다), 작품이 발표된 지 130년이 지난 2001년 영국에서도 비로소 피터 D. 오닐의 영어 번역본이 처음 등장하면서 막시밀리앙과 셜록의 유사점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화제성을 제쳐두고도, 『막시밀리앙 헬러』는 당시 프랑스 대중소설로는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 없이 치밀한 구조로 작품 자체의 현대적 독창성이 오늘날까지 높게 평가받는 수작이다. 아울러 우리가 소위 밀실 트릭의 효시로 잘못 알고 있는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1907)보다 30여 년 이상 앞서서 밀실 트릭 기법을 활용한 매우 놀라운 걸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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