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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나의 힘
저자 / 역자 : 프란츠 카프카 저 / 가사라이 히로키 편 / 박승애 역
발 행 일 자 : 한스미디어 (2012-12-31)
도 서 사 양 : / 정가 : 13,000원
 
  「변신」, 「성」, 「소송」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실패를 반복했고, 작가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평범한 월급쟁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직장생활을 너무도 싫어했지만, 생계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 그토록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으며, 허약했고 불면증까지 있었다. 가족과도 사이가 나빴고, 특히 아버지 때문에 자기 성격이 삐뚤어진 거라며 평생 원망하며 살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문장은 그 어떤 글들보다 우울하고 나약하며,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힘들만큼 부정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냉소와 절망의 극한에 대한 상상이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가 범람하는 세상이다. 노래도, 소설도, 영화도. 유명인들도 자주 희망이 담긴 말을 한다. 그런 긍정의 신앙에 억눌려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긍정의 힘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정의 극한에서도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카프카는 작품으로 훌륭히 보여주었다.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 도저히 긍정적인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부디 이 책을 펼쳐보시기 바란다. 카프카의 부정적인 말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현실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카프카는 어떤 사람이었나?

1장. 미래에 절망하다
넘어진 채 그대로 있기 / 나를 무너뜨리는 온갖 고난 / 세상에 대한 두려움 / 의욕은 있으나 할 일이 없다 / 남들은 쉽게 척척 하는 일, 나는 왜 안 될까? / 목표에 도달하는 어려움 /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 / 인생의 곁길로 새다

2장. 세상에 절망하다
혼자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지하실의 가장 안쪽 방에서 살고 싶다 / 고독이 모자라고, 외로움이 모자란다 / 여기가 아닌 다른 곳

3장. 왜소한 몸에 절망하다
내가 아는 가장 마른 남자 / 이런 몸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 아버지의 늠름함과 나의 왜소함 / 이런 몸으로 살아야 하는 불안 / 걱정이 자라서 진짜 병으로 / 걱정이 지나쳐 등이 굽었다 / 산책 한번 하고 지쳐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못하다

4장. 심약한 마음에 절망하다
가진 것이라고는 약점뿐 / 의욕이 금방 사라져버린다 / 무거운 것은 바로 나 자신 / 죽지 않기 위해 사는 허무함 / 과거의 아픔을 결코 잊지 못한다 / 자신을 믿고 노력하지 않는다

5장. 부모에 절망하다
아버지 앞에만 서면 사라지는 자신감 / 지은 죄도 없이 내리는 벌 / 거인 같은 아버지...프롤로그 카프카는 어떤 사람이었나?

1장. 미래에 절망하다
넘어진 채 그대로 있기 / 나를 무너뜨리는 온갖 고난 / 세상에 대한 두려움 / 의욕은 있으나 할 일이 없다 / 남들은 쉽게 척척 하는 일, 나는 왜 안 될까? / 목표에 도달하는 어려움 /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 / 인생의 곁길로 새다

2장. 세상에 절망하다
혼자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지하실의 가장 안쪽 방에서 살고 싶다 / 고독이 모자라고, 외로움이 모자란다 / 여기가 아닌 다른 곳

3장. 왜소한 몸에 절망하다
내가 아는 가장 마른 남자 / 이런 몸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 아버지의 늠름함과 나의 왜소함 / 이런 몸으로 살아야 하는 불안 / 걱정이 자라서 진짜 병으로 / 걱정이 지나쳐 등이 굽었다 / 산책 한번 하고 지쳐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못하다

4장. 심약한 마음에 절망하다
가진 것이라고는 약점뿐 / 의욕이 금방 사라져버린다 / 무거운 것은 바로 나 자신 / 죽지 않기 위해 사는 허무함 / 과거의 아픔을 결코 잊지 못한다 / 자신을 믿고 노력하지 않는다

5장. 부모에 절망하다
아버지 앞에만 서면 사라지는 자신감 / 지은 죄도 없이 내리는 벌 / 거인 같은 아버지 / 가치관의 괴리 / 엉뚱한 격려 / 네가 하는 일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 자식을 지배하려는 부모 / 아버지의 엄청난 영향력 / 자상한 어머니는 아버지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 / 아버지의 반론

6장. 학교에 절망하다
학교에서는 열등생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 어머니의 ‘슬픈 수수께끼’ / 교육은 해로운 독에 지나지 않았다 / 자신감 대신 불안감만 쌓인다

7장. 직업에 절망하다
생계 때문에 멀어져 가는 꿈 / 매일 아침 절망에 휩싸이다 / 일에 에너지를 빼앗기다 /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 출장 때문에 망쳐버린 일 /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무관심

8장. 꿈에 절망하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못하는 이유 / 돈이 되지 않는 ‘하고 싶은 일’ / 썼다 하면 실패, 쓰지 않으면 폐인 / 꿈의 실현을 가로막는 잡다한 것들 / 쓰기는커녕,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 끝없는 반복 / 졸작의 증명 / 꿈이 전부인데, 그마저 글렀다

9장. 결혼에 절망하다
결혼, 해도 절망, 안 해도 절망 / 사랑할 수는 있지만, 같이 살 수는 없다 / ‘보통’을 동경하다 / 휘둘리는 여성 / 세 번의 약혼 / 결혼하지 않은 이유 / 결혼은 현실 입문 / 여자에게 접근한 것만으로 무수한 상처가

10장. 자식에 절망하다
자식은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다 / 아버지가 된다는 모험 / 내 핏줄을 남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 자신을 닮은 자식에 대한 혐오

11장. 인간관계에 절망하다
인간관계의 압박감 / 타인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진다 / 둘이 함께 있는 것이 더 고독하다 / 친구 관계에 희망은 없다

12장. 진실에 절망하다
진실의 길에는 사람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줄이 / 세상 끝까지 쫓아오는 버거운 진실 / 눈앞의 현실은 모두 환영

13장. 음식에 절망하다
극단적인 식사제한 / 카프카의 식탁 / 게걸스럽게 먹고 싶은 충동 /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이 없다

14장. 불면증에 절망하다
잠이 오지 않고, 잠이 들어도 얕은 잠 / 불면의 밤 나팔 / 영원한 불면 / 불면증과 두통 때문에 백발이 되다 / 왜 잠들지 못하는 것일까?

15장. 질병에 절망하지 않다
마침내 진짜 병에 걸리다 / 질병은 무기 / 골절이라는 아름다운 체험 / 심적 괴로움이 질병의 원인 / 결핵은 어머니의 치맛자락

에필로그 누구보다도 연약한 인간이라는 존재
 
 
 


저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유대계 독일 작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프라하의 독일어를 쓰는 중간계급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수성가한 상인으로 기골이 크고 독선적이었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모습이 몽상가에 불과했으며, 어린 카프카의 눈에 아버지는 지독한 일벌레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사업의 성공에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신분상승을 위해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는 줄곧 남의 손에 의해 키워졌고, 그의 나이 두 살 때, 그리고 네 살 때 동생인 게오르크와 하인리히가 태어났지만 곧 죽고 마는 일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인 1889년 여동생 엘리가, 또 1년 뒤에는 발리가, 그리고 그 2년 뒤에는 오틀라가...유대계 독일 작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프라하의 독일어를 쓰는 중간계급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수성가한 상인으로 기골이 크고 독선적이었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모습이 몽상가에 불과했으며, 어린 카프카의 눈에 아버지는 지독한 일벌레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사업의 성공에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신분상승을 위해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는 줄곧 남의 손에 의해 키워졌고, 그의 나이 두 살 때, 그리고 네 살 때 동생인 게오르크와 하인리히가 태어났지만 곧 죽고 마는 일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인 1889년 여동생 엘리가, 또 1년 뒤에는 발리가, 그리고 그 2년 뒤에는 오틀라가 태어나지만, 이 세 자매 역시 제2차 세계 대전의 광기에 희생당하고 만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동생들의 잇단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다.

그의 아버지는 카프카에게 상인의 기질이 보이지 않자 독일계 인문 중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이곳에서 카프카는 '루돌프 일로비, 시오니스트 후고 베르크만, 에발트 펠릭스 프리브람, 오스카 폴락 등 평생을 두고 교유하는 몇 명의 중요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1901년 프라하의 카를 페르디난트 대학에 진학한 카프카는 주로 문학과 예술사 강의에 흥미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법관이나 변호사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1906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법원에서 1년간의 수습 기간을 마친 뒤 일반 보험 회사에 입사한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상해 보험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죽기 2년 전인 1922년까지 그곳에서 법률고문으로 근무하는 한편, 오후 2시에 퇴근하여 밤늦도록 글을 썼다.

이 무렵 유럽의 노동 환경은 무척 열악했다. 카프카는 공무 출장과 노동자들과의 접촉 등 이곳에서의 업무를 통해 관료기구의 무자비성,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와 이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에서 개인의 소외와 무력감에 대해 보여주는 깊은 통찰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19년 각혈을 했으나 의사의 진찰을 거부하다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요양소와 여동생들의 집을 전전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는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도라 디만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비로소 일찍이 맛보지 못한 삶의 애착과 행복을 경험한다. 도라는 그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간호했지만 1924년, 병약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부과되는 출세,결혼 등의 중압감에 쫓기며 글을 쓰다가 폐결핵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카프카는 평생 불행하게 지냈다.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 생전에 카프카는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꺼렸으며, 발표된 작품들도 대중의 몰이해 속에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친구에게 보낸 유서에서 자신의 모든 글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했을 만큼 쓰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세계의 불확실성과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타계후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12년에 『실종자』(후에 『아메리카』로 개제), 『변신』을 쓰기 시작했고, 1914년에는 『유형지에서』와 『심판』 집필에 들어갔다.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를 탈고했다. 1917년에 폐결핵이 발병하여 여러 곳으로 정양을 다니게 되고, 1922년에 『성』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결국 폐결핵으로 1924년에 빈 교외의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 다수가 있다.
나는 오로지 콱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우리가 책을 읽겠는가?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편자 : 가시라기 히로키
쓰쿠바대학을 졸업하고 카프카의 작품을 번역하며 그에 대한 평론을 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포로+종말-소송으로부터》(프란츠 카프카)가 있다.

역자 : 박승애
일본 소설과 에세이를 국내에 번역 소개하고 있는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전원의 쾌락》《엄마의 가출》 《5학년 3반 료타 선생님》 《결혼 못하는 남자》등이 있다.

 
 
 
나는 나의 시대의 부정적인 면을 묵묵히 파내어 일구어왔다. 지금의 시대는 나와 무척 가깝다. 그러므로 나는 이 시대를 대표할 권리가 있다. 나는 현대의 부정적인 면을 발굴하여 내 것으로 삼았으며, 긍정적인 것은 눈곱만치도 내 것으로 삼지 않았다.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인 것도 종이 한 장처럼 깊이가 없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니다. 어떠한 종교도 나를 구원하지 못했다. 나는 종말이다. 또한, 시작이다. --- p.13

나는 한 번도 게으름을 피운 적은 없습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지금까지 할 일이 없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은 비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해 묵사발이 되었습니다. 어딘가로 도망치려고 해도 그것은 나에게 전력을 다해도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 p.26

죽고 싶다는 오랜 소원이 있다. 그럴 때, 이 인생은 견디기 어렵고 다른 인생은 손에 닿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지겨워서 견디기 어려워진 오래된 독방에서 언젠가는 다시 지겨워질 새로운 독방으로 어떻게든 옮겨주기를 간청한다. --- p.44

행복에 이르는 완벽한 길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기 안에 있는 확고한 것을 신뢰하고 그것을 가꾸기 위한 노...나는 나의 시대의 부정적인 면을 묵묵히 파내어 일구어왔다. 지금의 시대는 나와 무척 가깝다. 그러므로 나는 이 시대를 대표할 권리가 있다. 나는 현대의 부정적인 면을 발굴하여 내 것으로 삼았으며, 긍정적인 것은 눈곱만치도 내 것으로 삼지 않았다.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인 것도 종이 한 장처럼 깊이가 없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니다. 어떠한 종교도 나를 구원하지 못했다. 나는 종말이다. 또한, 시작이다. --- p.13

나는 한 번도 게으름을 피운 적은 없습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지금까지 할 일이 없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은 비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해 묵사발이 되었습니다. 어딘가로 도망치려고 해도 그것은 나에게 전력을 다해도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 p.26

죽고 싶다는 오랜 소원이 있다. 그럴 때, 이 인생은 견디기 어렵고 다른 인생은 손에 닿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지겨워서 견디기 어려워진 오래된 독방에서 언젠가는 다시 지겨워질 새로운 독방으로 어떻게든 옮겨주기를 간청한다. --- p.44

행복에 이르는 완벽한 길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기 안에 있는 확고한 것을 신뢰하고 그것을 가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 p.74

생활 능력도 없는 너 같은 놈이 근심 걱정 없이 쾌적하게 살면서 미안한 마음조차 갖기 싫어서 아버지인 내가 너의 생활 능력을 빼앗았다고 잘도 둘러대는구나. ‘무능력자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그 책임은 아버지에게 있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너는 태평하게 뒹굴거리면서 모든 책임은 내게 뒤집어씌우고 부모 뼛골이나 파먹는 인생이 되겠지. -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이 글은 카프카가 ‘자신의 편지를 읽은 아버지가 이런 반론을 펼칠 것이다’ 하고 예상해서 쓴 것이다.) --- p.98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진정한 자아라는 것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너무나 확실히 보인다. 일하고 있는 나는 마치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오래 머리를 들고 있는 꼴이다. 그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얼마나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일까. --- p.116

당신도 소문을 듣게 될지 모르겠군요. 왜 내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지. 왜 문학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지 거기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은 한심한 답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내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습니다. 아마, 지금의 직업은 나를 망치고 말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p.126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사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46

실제로 나는 사람들과의 사귐에서 완전히 소외되었다고 여겨진다. 낯선 집, 낯선 사람들, 혹은 전혀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 보면 그 공간 전체가 내 가슴을 덮쳐누르는 듯, 숨이 콱 막혀온다. --- p.172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불안이 솟아올라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양심, 끊임없이 고동치는 심장, 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을 극복하고 싶은 욕망이 잠을 쫓아낸다. 할 수 없이 다시 일어나 앉는다. 이런 식으로 누웠다 일어났다 반복하며 그동안 부질없는 생각이나 하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 p.208
 
 
 

20세기 최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고독의 심연에서 건져 올린 자기 구원의 언어

《절망은 나의 힘》은 20세기 최고의 소설가로 불리는 프란츠 카프카가 남긴 편지, 일기, 산문 등에서 절망적인 자기 고백의 문장 86개를 가려 뽑은 책이다. 이 책에는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힘겨운 인생을 살았던 고독하고 예민한 영혼이 남긴 처절한 혼잣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카프카는 자신이 경험한 절망의 극치를 위대한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대작가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실린 그의 말들은 불행 중에서 행복을 느낀 카프카적인 매력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카프카가 남긴 절망의 문장들은 우리로 하여금 절망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듦으로써 역설적으로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기묘한 체험을 선사한다. 왜소한 몸과 심약한 마음뿐만 아니라, 미래, 부모, 학교, 직업, 꿈, 결혼, 인간관계, 음식 등 모든 것에 절망했던 카프카는 진정 세상에서 가장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약하고 예민했던 탓에 지나칠 정도로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고백을 읽다 보면 카프카에게는 오히려 절망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멘붕의 시대, 절망한 당신에게 필요한 말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월트 디즈니)
세상에는 위인들이 남긴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명언들이 수없이 많다. 실제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명언을 읽고 감동하거나 위로 받고 있다. 힘든 삶에 절망하고 상처 받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종교인이나 교수, 심리학자가 쓴 심리 치유서나 힐링 서적들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위로나 긍정의 말이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좋은 말로 격려하고 위로한다고는 하지만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배부른 소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어쩌면 '괜찮아, 잘 될 거야' 같은 긍정의 말이 아니라 가만히 손을 잡아주며 같은 입장에서 공감해주는 말일지도 모른다. 긍정적인 말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괴로움에 빠진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들려준다고 해도 마음에 와 닿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20세기 최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고독의 심연에서 건져 올린 자기 구원의 언어

《절망은 나의 힘》은 20세기 최고의 소설가로 불리는 프란츠 카프카가 남긴 편지, 일기, 산문 등에서 절망적인 자기 고백의 문장 86개를 가려 뽑은 책이다. 이 책에는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힘겨운 인생을 살았던 고독하고 예민한 영혼이 남긴 처절한 혼잣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카프카는 자신이 경험한 절망의 극치를 위대한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대작가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실린 그의 말들은 불행 중에서 행복을 느낀 카프카적인 매력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카프카가 남긴 절망의 문장들은 우리로 하여금 절망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듦으로써 역설적으로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기묘한 체험을 선사한다. 왜소한 몸과 심약한 마음뿐만 아니라, 미래, 부모, 학교, 직업, 꿈, 결혼, 인간관계, 음식 등 모든 것에 절망했던 카프카는 진정 세상에서 가장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약하고 예민했던 탓에 지나칠 정도로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고백을 읽다 보면 카프카에게는 오히려 절망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멘붕의 시대, 절망한 당신에게 필요한 말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월트 디즈니)
세상에는 위인들이 남긴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명언들이 수없이 많다. 실제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명언을 읽고 감동하거나 위로 받고 있다. 힘든 삶에 절망하고 상처 받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종교인이나 교수, 심리학자가 쓴 심리 치유서나 힐링 서적들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위로나 긍정의 말이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좋은 말로 격려하고 위로한다고는 하지만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배부른 소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어쩌면 '괜찮아, 잘 될 거야' 같은 긍정의 말이 아니라 가만히 손을 잡아주며 같은 입장에서 공감해주는 말일지도 모른다. 긍정적인 말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괴로움에 빠진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들려준다고 해도 마음에 와 닿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슬플 때는 슬픈 말로, 절망적일 때는 절망적인 말로 공감해주는 일도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부정성을 대표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진솔한 고백

「변신」, 「성」, 「소송」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실패를 반복했고, 작가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평범한 월급쟁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직장생활을 너무도 싫어했지만, 생계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 그토록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으며, 허약했고 불면증까지 있었다. 가족과도 사이가 나빴고, 특히 아버지 때문에 자기 성격이 삐뚤어진 거라며 평생 원망하며 살았다. 그가 쓴 장편소설은 모두 도중에 막혀버려 미완성으로 남았으며, 죽을 때까지 끝내 만족스런 작품을 쓰지 못했고, 그동안 썼던 모든 작품을 소각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그가 남긴 일기나, 편지에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한탄하고 푸념하는 목소리들로 가득하다. 그의 관심은 오직 자신에 관한 것뿐이었으며, 대부분 섬뜩할 만큼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이 책에 실린 그의 문장들을 읽다 보면 이렇게 소심한 사람이 남긴 찌질한 푸념 따위를 왜 읽어야 하는지 반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프카는 어떤 누구보다도 우울했고, 나약했으며,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힘들 만큼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현실에 냉소하지 않으면서 절망의 극한까지 다다른 심정을 글로 남겼고, 그로 인해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매력의 정수는 바로 그런 절망적인 말들에 담겨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때로는 절망이 살아가는 힘이 된다

아무리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카프카가 남긴 극단적인 절망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카프카만큼 절망할 수 있는 사람도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카프카는 속 좁고 비관적인 자신의 내면을 편지나 일기에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우리에게 인간은 누구나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솔직한 고백의 문장들은 절망에 빠진 우리에게 어차피 세상은, 인생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지금은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가 범람하는 세상이다. 노래도, 소설도, 영화도. 유명인들도 자주 희망이 담긴 말을 한다. 그런 긍정의 신앙에 억눌려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긍정의 힘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정의 극한에서도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카프카는 작품으로 훌륭히 보여주었다.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 도저히 긍정적인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부디 이 책을 펼쳐보시기 바란다. 카프카의 부정적인 말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현실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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